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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꿈꾸던 촌장…달라진 선수촌 보여주겠다” 2017년 진천으로 옮길 때 첫 멤버 누구보다 선수·지도자 마음 알아 지금 체육계는 변화 원하는 시기 새벽운동 등 자율에 맡기겠지만 메달 목표 위해선 훈련 타협 안 돼 김택수 진천선수촌장 내정자(55)의 목소리에선 설렘이 묻어났다. 한국 탁구를 상징하는 선수로, 금빛 결과물을 만들어냈던 지도자로 24년간 집처럼 여겼던 선수촌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최근 진천선수촌장으로 내정된 그는 기자와 통화하며 “언젠가 선수촌장을 맡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그저 꿈이라 생각했다”면서 “2017년 태릉선수촌이 폐쇄되고 진천선수촌으로 옮길 당시 첫 멤버로 누구보다 선수와 지도자의 마음을 잘 알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한국 탁구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는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며 이름을 알렸고,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남자 단식과 복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선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류궈량과 함께 32구 랠리를 벌인 끝에 정상에 올랐다. 김 내정자는 스타 선수가 지도자로 성공하기는 어렵다는 편견과 달리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을 금메달로 이끌었다. 당시 금메달을 확정지은 유 회장이 김 내정자에게 달려가 안긴 장면은 여전히 회자된다. 그리고 두 사람은 한국 체육계에서 또 호흡을 맞춘다. 유 회장이 최근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뒤 선수촌장에 김 내정자를 선임했다. 김 내정자는 “책임감이 무겁다. 체육계가 변화를 원하는 시점 아닌가”라며 “개인적으로 인연이 깊은 유 회장님의 제안에 여러 번 고사하다가 받아들였다. 달라진 선수촌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김 내정자는 선수촌의 변화를 이끌기에 앞서 소통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선수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지도자는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지 들어야 옳은 길을 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전임 선수촌장님들이 지금까지 해온 일들을 잘 계승하는 동시에 시대가 달라졌다는 것도 받아들여야 한다”며 “태릉선수촌 시절처럼 선수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내부뿐 아니라 외부와의 소통도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훈련에 방해되지 않는 이상 선수들의 이름이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김 내정자는 “아마추어 종목은 프로 종목과 비교하면 소외되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면서 “훈련에 방해되지 않는다면 언론이 최대한 취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내정자가 꿈꾸는 변화에서 태극마크의 가치는 예외다. 선수촌에 발을 들인 선수들의 목표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자부심을 알리는 것인 만큼 땀 흘리지 않는 선수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시대에 맞게 변화를 받아들이겠다고 말한 것은 자율 의지를 인정하겠다는 의미다. 옛 시절처럼 새벽 운동을 하라는 요구는 하지 않겠다. 하지만 선수들이 목표를 이루려면 훈련에 있어 타협하면 안 된다. 선수들이 국가대표에 자긍심을 가졌으면 한다. 앞으로 2년간 왜 우리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야 하는지 잘 알려주고 싶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작성날짜방금 전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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